2025년 5월 21일, 토요타는 미국 텍사스 플레이노에서 완전히 새로워진 6세대 RAV4를 전 세계에 공식 공개했다.
SUV 시장의 대표주자 중 하나인 라브4(RAV4)는 이번 풀체인지를 통해 단순한 디자인 개선이나 파워트레인 교체를 넘어, 진정한 의미의 ‘전동화 SUV’로 재탄생했다. 특히 이번 2026년형 RAV4는 전 모델에서 내연기관을 완전히 배제하고 HEV(하이브리드) 및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만으로 구성된 점에서 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짚고 있다.
라브4는 단순한 SUV가 아니다. 그동안 오프로드와 도심형 SUV의 경계를 절묘하게 넘나들며, 전 세계적으로 1,200만 대 이상 판매된 글로벌 베스트셀러다. 이번 6세대 라브4는 그 명성을 유지하는 것을 넘어, 하이브리드 SUV의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완전한 전동화, 가솔린은 더 이상 없다
이번 라브4 풀체인지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파워트레인의 전면 개편이다. 기존에 존재하던 가솔린 모델은 완전히 사라지고, 이제 RAV4는 HEV 또는 PHEV로만 출시된다. 특히 PHEV 모델에는 새롭게 개발된 22.7kWh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되었으며, 이로 인해 WLTP 기준 최대 150km의 전기 주행 거리, 북미 기준 약 80km라는 인상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경쟁 모델인 혼다 CR-V 하이브리드, 현대 싼타페 하이브리드와 비교해도 확연히 앞서는 수준이다. 더불어 PHEV 모델의 시스템 총 출력은 무려 320마력에 달해, 성능 면에서도 하이브리드 SUV 중에서는 최상위권에 속한다. 이로써 RAV4는 단순한 친환경 차량이 아닌, 고성능 하이브리드 SUV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스타일의 진화, 그리고 주행 성능의 다양화
라브4는 늘 기능성과 실용성에 집중해 온 모델이었다. 하지만 이번 6세대에서는 디자인에서도 파격적인 변화가 있었다. 토요타의 최신 디자인 언어인 ‘헤머헤드 룩’을 전면부에 적용하고, ‘Big Foot’, ‘Life-up’, ‘Utility’라는 콘셉트를 기반으로 굵은 휀더, 대구경 휠, LED 테일램프 등 SUV다운 존재감을 살리는 외형을 완성했다.
트림 구성도 다양화되었다. 고성능을 중시하는 운전자들을 위해 GR SPORT 트림이 도입되었는데, 이는 토요타의 퍼포먼스 디비전인 가주 레이싱(Gazoo Racing)과의 협업을 통해 개발되었다. GR SPORT는 전용 20인치 블랙 알로이 휠, 스포츠 서스펜션, 버킷 시트, 알루미늄 페달 등을 탑재해 주행 퍼포먼스를 극대화했다.
반면, 험로 주행과 야외 활동에 적합한 어드벤처 및 우드랜드 트림은 높은 지상고, 스플릿 그릴, 올터레인 타이어 등을 적용해 오프로드 감성을 강조한다. AWD 시스템이 기본으로 탑재되며, PHEV 트림으로도 선택할 수 있어 실용성과 주행 성능을 동시에 잡았다.
내부는 ‘디테일의 정석’, 공간 활용은 업그레이드
실내 공간의 변화도 인상적이다. 6세대 라브4는 단순히 실내 소재를 고급화하는 수준을 넘어, 운전자의 사용성과 공간 효율성을 고려한 레이아웃으로 탈바꿈했다. 기어 시프트 레버, 파킹 브레이크, 브레이크 홀드 등의 조작 스위치를 한 패널에 통합해 조작을 직관적으로 만들었으며, 전자식 변속 시스템인 시프트-바이-와이어를 통해 센터 콘솔의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적재 공간도 커졌다. 기존 733L였던 트렁크 용량이 749L로 확대되었고, 뒷좌석 폴딩 시 완전히 평평하게 접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대형 캠핑 장비나 스포츠 용품도 무리 없이 실을 수 있다. SUV 구매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적재 공간의 실용성이 개선된 점은 확실한 강점이다.
스마트 SUV로 진화한 라브4, 이제는 ‘전기차에 가까운’ 하이브리드
이번 RAV4 풀체인지는 전동화 외에도 차량의 소프트웨어적 역량을 대폭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토요타는 새로운 Arene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통해 차량을 더욱 지능화했으며, 지오펜싱 기능을 활용해 저배출 구역에서는 자동으로 EV 모드로 전환되도록 설정할 수 있다.
또한, DC 급속 충전이 가능해 충전 속도를 대폭 단축시켰고, V2H(Vehicle-to-Home) 기능도 탑재되어 차량을 가정용 전력 공급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능까지 갖췄다. 이로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이지만, 전기차 수준의 편의성과 기술력을 체감할 수 있는 ‘스마트 SUV’로 진화한 것이다.
라브4의 재림, ‘하이브리드 끝판왕’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다
RAV4 6세대 모델은 단순히 외형과 파워트레인을 개선한 수준이 아니다. 이번 풀체인지는 라브4라는 브랜드가 갖고 있던 오프로드 기반의 유산, 도시형 SUV로서의 실용성, 그리고 친환경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하나의 완성된 패키지로 결합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기존 가솔린 모델을 과감히 삭제하고, 오직 HEV와 PHEV로만 구성된 점은 SUV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가능성을 보여준다. 소비자들이 SUV에서 기대하는 높은 공간 활용성, 우수한 주행 성능, 환경 친화성, 그리고 다양한 활용성을 모두 담아낸 이 모델은 하이브리드 SUV 시장의 새로운 ‘끝판왕’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다.
결론: 라브4, 이제는 하이브리드를 넘어서다
SUV를 선택할 때 많은 이들이 연비, 공간, 성능, 브랜드 신뢰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2026년형 라브4는 이 모든 요소를 충족시키는 데 성공했다.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기반 기능 강화를 통해 기술적인 완성도를 높였고, 다양한 트림을 통해 퍼포먼스와 실용성 모두를 챙겼다.
하이브리드냐 전기차냐를 고민하는 소비자들에게 라브4는 ‘중간’이 아니라 정답이 될 수 있다. 앞으로의 SUV는 단순한 탈것이 아닌, 사용자 경험 중심의 스마트 플랫폼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6세대 라브4는 매우 이상적인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